플랫폼 자본주의 / Platform Scale
Excuse me sir, can you tell me where I might find Platform 9 and 3 quarters?
J.K. Rowling,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Intro
플랫폼. PM이라면 피할 수 없는 키워드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부표를 붙들고 무작정 버텨봐야 힘만 빠질 뿐이다. 플랫폼이라는 흐름은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그 흐름을 수월하게 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Notes
플랫폼의 정의
<플랫폼 자본주의>에서는 플랫폼의 전통적인 정의를 가져와 설명한다. 여러 곳에서 승객들이 기차를 타고 오가는 기차역의 플랫폼(승강장)처럼, 서로 다른 사용자 그룹이 상호작용하는 공간이자 그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곳이 플랫폼이다. 디지털 플랫폼의 대표적 특성 네 가지는 아래와 같다.
디지털 인프라로써 여러 유형의 사용자를 매개함.
사용자 및 상호작용을 많이 확보해 네트워크 효과를 노림.
사용자 유입과 상호작용 촉진을 위해 교차보조(cross-subsidization) 수단을 사용함.
꾸준한 user engagement를 유도하여 데이터 생성-추출-활용을 극대화함.
데이터의 추출을 극대화한다는 마지막 특성이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맥락이다. 그는 자본주의가 찾아낸 21세기의 새로운 자원인 데이터를 얻어내고 활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비지니스로써 플랫폼이 급부상했다고 서술한다.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획득하고,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지가 플랫폼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셈이다. 여기서 나아가, 향후 플랫폼의 경쟁은 더 높은 가치를 가지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극대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다.
<Platform Scale>에서는 구성요소로 플랫폼을 정의한다. 플랫폼은 데이터, 인프라, 커뮤니티라는 세 개의 레이어로 구성된다. 플랫폼마다 집중하는 레이어는 각각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는 커뮤니티, 앱스토어의 경우 인프라, 검색엔진은 데이터에 무게중심을 둔다. 동일하게 커뮤니티에 집중하는 소셜미디어라고 해도, 사용자들이 주고받는 핵심적 가치(core value)와 핵심적 상호작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인스타그램과 X(구 트위터)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사진을, X 사용자는 짧은 글을 생산하고 이를 중심으로 상호작용한다. 이 차이는 두 플랫폼이 끌어들이는 사용자의 유형, 규모, 상호작용의 특성 차이로 나타난다.
여기에 더해 <Platform Scale>에서는 플랫폼의 역할을 세 개의 동사로 정리한다.
Pull
사용자, 특히 생산자와 수요자 역할을 하는 사용자를 끌어와야 한다. 초기 플랫폼의 중요 과제이기도 하다. 생산자가 없으면 수요자가 유입되지 않고, 수요자가 없으면 생산자가 유입되지 않는다.
Facilitate
플랫폼은 어떤 상호작용을 장려하고 지양할 지 기준을 가져야 한다. 진입장벽, 생산되는 value unit의 품질관리, 커뮤니티 관리 등을 통해 그 기준을 플랫폼에 반영하고 바람직한 상호작용을 촉진해야 한다.
Match
최적의 생산자와 수요자, 또는 value unit과 수요자를 매칭할 수 있어야 한다. 플랫폼의 규모가 커질수록 매칭 시스템의 퀄리티가 중요하다. 매칭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면 실질적 수요자가 떠나고, 실질적 수요자가 떠나면 상호작용의 가치가 떨어진다. 상호작용의 가치 하락은 플랫폼의 침체로 이어진다.
Quotes
1. Interaction-first: 플랫폼의 핵심은 상호작용
플랫폼의 목표는 생산자와 수요자 간의 상호작용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다.
<Platform Scale>
<Platform Scale>은 플랫폼의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네 가지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설명한다.
Creation 핵심 가치를 생산하여 플랫폼 상의 공급량을 늘리는 액션. 예시)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예약가능한 일정을 등록하는 행위.
Curation 플랫폼에서 공급되는 가치/서비스/행동의 퀄리티를 조정함. 예시) 리뷰 남기기, 별점 매기기.
Customization 플랫폼이 수요자에게 유의미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행위. 예시) 팔로워 추천, 관심사 등록하기.
Consumption 플랫폼에서 생산된 가치를 소비하는 행위. 예시) 유튜브에서 영상 시청하기, 우버에서 ride 예약하기.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한 위 네 가지 측면의 상호작용을 균형있게 설계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플랫폼의 역할(Pull, Facilitate, Match)와도 연관되는 개념이다.
생산자 그룹이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하지 못하는 플랫폼은 가치 창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Platform Scale>
플랫폼은 상호작용을 추가하고 핵심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주변적 상호작용을 쌓아올림으로써 규모의 성장을 이룬다.
<Platform Scale>
2. Data: 플랫폼의 자원이자 지향점
21세기 자본주의가 유용하는 원자재는 바로 데이터다.
<플랫폼 자본주의>
DATA IS THE NEW DOLLAR <Platform Scale>
데이터의 가치는 플랫폼 비지니스 성장의 원동력이자, 플랫폼이 궁극적으로 꾀해야 하는 대상이다.
또한, 플랫폼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하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재료가 되는 것이 데이터다.
플랫폼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추출, 분석, 제어를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고정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플랫폼 자본주의>
플랫폼은 데이터를 레버리지하여 고도로 개인화된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Platform Scale>
3. MVP: Minimum Viable Platform 만들기
린 스타트업 방법론에서는 일련의 가설을 순차적으로 검증하며 제품을 구축한다. 플랫폼의 특정 버전에서는 핵심 상호작용의 네 가지 측면(Creation, Curation, Customization, Consumption) 중 하나에 대한 가설만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머지 액션들 또한 모두 플랫폼에 설계되어 있어야 한다. 전체 상호작용을 디자인하지 않고 각각의 액션에 대한 가설을 검증하는 것은 비생산적일 수 있다.
<Platform Scale>
거대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팀은 핵심 상호작용의 반복성과 효율성을 점진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로드맵을 계획해야 한다. 특히 플랫폼 초기에 핵심 상호작용에 직접적 관련이 없는 기능이나 이니셔티브(를 도입하는 경우에)는 팀이 더 중요한 과제에 집중하지 못한다.
<Platform scale>
요약하자면, 플랫폼 특성상 MVP라 하더라도 일반적 SW 제품의 MVP와 달리 다자를 고려한 다층적 설계를 장기적으로 바라보며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Outro
개인적으로 <플랫폼 자본주의>의 마지막 챕터와 <Platform Scale>의 1.1과 1.2를 건너뛰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특히 <Platform Scale>의 경우, 영양가는 있지만 다소 피곤한 독서가 될 수 있다. 저자가 여러 기업에서 플랫폼 사업에 대한 자문을 하면서 쌓인 답답함을 해소하는 듯하다.
그리고 실제 플랫폼 서비스의 사례를 생각해 보았을 때, 위에서 강조한 것들 대부분을 잘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수요와 공급이 활발한 비지니스 케이스가 확실하다면('핵심 가치'에 대한 수요자의 지불 의사가 확고하다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기도 한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차별화된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지, 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것을 희생할 지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효과적으로 구현해야 한다.
관련된 읽을거리
책의 내용에 대한 요약이 잘 되어있다.
몇몇 제품 관련 블로그에 Platform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나온 포스트 중 짧고 간단한 것으로 골라보았다. 이 아티클은 특이하게도, 어떤 것이 플랫폼이 아닌지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Platform Scale>의 저자가 다른 2명의 공저자와 함께 냈던 책인데, 내용이 좋을 것 같지만 분량이 살짝 버거워서 일단 마음 속에만 담아두었다. 블로그에도 많은 자료가 있다.
리뷰에 포함할 생각으로 읽어 봤지만, 다른 두 책과 완성도 차이가 많이 나서 제외했다. 추천하지 않는다.
Reference
Platform Capitalism | Nick Srnicek
국내 출판명: 플랫폼 자본주의
Platform Scale: How an emerging business model helps startups build large empires with minimum investment | Sangeet Paul Choudary
국내 미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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